|詩| 사춘기 사춘기 짙은 병아리색 햇살 펑펑 폭포수로 쏟아지네 뚝섬 가는 비포장도로 舞鶴女子高等學校 아이들 무릎치마 신당동 지나 을지로 6가 지나 을지로 4가 돈암동행 電車 운전수 어르신네 참을성도 많았다네 참 詩作 노트:옛날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써도 자꾸옛날이 그립다 無心하느니 唯心論이다 © 서 량 2024.07.06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06
|詩| 튜바가 붕가붕가 튜바가 붕가붕가 대퇴근을 감싸는 홀태바지 맘보바지 성북구 불량소년 붕가붕가 뺀드부 붕까붕까 입술 떨리는저음이 달콤해요 옛날은 저음이야뺀드부 빛 바랜 흑백 사진 oompah oompah 튜바가 컴퓨터 데스크에 코를 처박고 있네 詩作 노트:테너 튜바를 구입해서 요즘 간간 열심히 연습 중이다테너 튜바는 크리스마스 때 보는 튜바처럼 크지 않다 © 서 량 2024.02.2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2.25
잃어버린 모자 / 김종란 잃어버린 모자 김종란 시계 태엽 뒤로 감은 듯 옛날의 시간 유난히 목청 좋은 휘파람새 휘파람 소리 찔레꽃 희디흰 꽃망울들 피어 있다 잃어버린 모자 시간의 저쪽에 놓여있는 모자를 집는다 짙은 그늘의 안쪽 희게 피어 있는 옛 이야기들 그 환한 빛 숨은 어둠 사이에서 손을 내민다 무릎 꿇고 이야기를 안는다 분침과 초침 사이에서 들리는 휘파람 소리 눈 맞추며 들여다 보는 상흔 사람이 피우는 꽃 내가 그렸던 너의 모습 그 곳에 피어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만개한 짙은 숲속에서 조용한 귀 엷은 미소 가리던 모자를 집는다 © 김종란 2013.05.08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03
|詩| 옛날 도장 안개 낀 새벽 잠결, 아들놈 대학 졸업장이 벽에 걸려 있는 빈 방 모퉁이 책상 서랍 속 달걀 모양으로 찍히는 내 도장이 부스스 눈을 뜬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섬뜩하게 진한 주홍빛 도장밥 찌꺼기가 뺨에 덕지덕지 묻어있는 철부지 청년이 마냥 웃고 있네 여드름 자국 높은 해상도 환히.. 詩 2011.07.13
|詩| 옛날 집 비 줄줄 내리는 새벽 엎치락뒤치락하는 꿈길에 어렴풋하게 자리 잡은 나 살던 옛날 집이 분명 지금 내가 사는 집이랑 똑 같다고 우긴다면 당신이 믿을 수 있겠니 한여름 따갑고 가려운 땀띠가 얼굴에 그득한 옛날 집 대문 바로 옆에 묵묵히 서 있는 밤이면 촛불을 켜들고 가던 거울도 없는 추운 화장실의 아늑한 공간을 당신도 그리워할 수 있겠니 흔들거리던 충청남도 대전시 대흥동 시절 판자로 엮은 담일랑 지금쯤 그림자조차 없어졌을 거라는 시시한 생각을 했어 그 생각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몰랐어 전혀 나 살던 옛날 집 대문 옆 화장실이 그 집 뒷곁 굴뚝만큼이나 내 뒤퉁수 골수에 깊이깊이 박혀 있는 줄이야 © 서 량 2008.08.11 詩 2008.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