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혁명 맞아! 요 며칠 사이에 세상이 뒤집힌 거야 천지가 개벽한 거야 전부터 눈치가 이상하다 했지만 마음만 내키면 2,3일 사이가 몇 천 년 몇 억 년보다 더 유력하다는 걸 당신은 용케 알고 있었지 겉으로는 모르는 척했지만 짐짓 모르는 척했지만 고개를 숙인 채 곁을 살피면서 맞아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 詩 2011.05.09
낮게 흐르는 혈압 외 1편 / 한혜영 낮게 흐르는 혈압 외 1편 한혜영 아우의 혈압은 나지막하게 흐른다네 사뭇 점잖은 구름처럼 갠지스 강보다 낮고 겸손하게 흐른다네 어떤 생도 한 번의 뒤척임은 있다하던데, 낡은 혈관 속으로 생쥐 같은 분노라도 한 마리 투입시켜보라는 누나의 말에 아우는 팥죽처럼 어두운 얼굴을 천천히 흔들었네 ..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1.01.07
약속을 생각하다 / 한혜영 약속을 생각한다 한혜영 오래 전부터 이승의 마지막 장면을 상상했다 가다가 돌아보고, 가다가 또 돌아다보는 그러다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 조팝꽃 같은 안개 흐드러지게 피어난 저승 문턱에 막 당도했을 때 또 하나의 내가 나를 손잡아 당겨주는 모습 하필 지구라는 행성으로 가서 애썼다 고생했..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4.10
한혜영 / 현대시학 한혜영 시인의 시 <약속을 생각하다>와 <말(言語)을 타고 평생을 간다> 두 편의 시가 「현대시학」2010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93~94 쪽) 축하합니다. 김정기의 글동네/공지 2010.02.05
|詩| 가을의 난동 심지어 가을은 광활한 우주와 깨알만한 은하수까지 속속들이 장악했다는 거에요 무자비한 점령군처럼 완강한 기력입니다 가을 앞에서 떡갈나무는 비스듬히 고개를 숙인 채 민첩하게 옷을 벗습니다 잎새들의 짠한 추억이 가물가물해지면서 전신이 오렌지색 황혼 빛으로 착색됩니다 잎.. 詩 2008.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