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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347. 아내가 모자로 보이다니!

-- 시는 고삐가 풀린 감성이 아니라 감성으로부터의 탈출이다. 그것은 성격의 표현이 아니라 성격으로부터의 탈출이다. -- 티에스 엘리엇 (1919) 정신분석에서 쓰이는 자유연상 기법에 따라 시를 쓰려는 습관을 나는 오랫동안 키워온 것 같다. 어릴 적 처음 글짓기 시간에 지침으로 삼았던 ‘본 대로 느낀 대로’를 지금껏 따르려 한다. 무의식 속에 숨겨진 감성과 기억을 되살리기 위하여 앞뒤 문맥이 맞지 않아도 거리낌 없이 말하라고 정신분석은 권유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자유분방한 생각의 흐름을 시작(詩作)에 적용시킨다는 것은 좀 위험스러운 일이다. 말의 흐름이라는 것이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 소통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감성이 너무 앞을 가리거나 앞장을 서는 말투는 시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시인은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