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붉히면서 섹스(sex: 性)와 섹션(section: 面)은 라틴어의 ‘구분하다(secare)’ 혹은 ‘자르다(sectio)’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명실공히 같은 뿌리에서 태어난 말이다. 14세기 말에 'sexus'라는 단어가 ‘남녀의 차이’라는 뜻으로 당시 라틴어를 쓰던 유럽인들에게 선을 보였다. 현대어로 ‘종파(宗派)’라는 의미의 ‘sect'도, 해부한다는 'dissect'도 다 같은 동네 출신이다. 섹스, 다시 말해서 ‘구분하다’ 또는 ‘구획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당신이나 나 같은 현대인들은 무슨 이유로 그렇게 얼굴을 붉히는가. 우리말도 마찬가지다. ‘성(性)’은 한자로 ‘품성 성.’ 이 말은 더도 덜도 없이 ‘품격과 성질’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교(交)’는 ‘사귈 교’이니 결국 ‘성교’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