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결 3

|詩| 살결

살결 아기가 얼른 알아차리는 어른 마음보물찾기 술래잡기 장면우락부락한 신 神의 목소리 아랑곳하지 않는 아기를 바라본다내 얇은 피부 내 여린 자율신경 自律神經 평생을 재롱을 떨겠다 일찌감치 작심 作心한토실토실한 아기 마음 詩作 노트:4개월 밖에 안된 내가 지금의 나를 면밀히 검사한다깊은 상념에 잠긴 채 일어나는 야들야들한 성찰이다  © 서 량 2024.03.25

강물의 사서함 / 김정기

강물의 사서함 김정기 강물이 풀리면 봄이 온다네 샛강이 나은 수많은 바람들이 목을 축이며 찰랑이는 물결 위에 눕네 아무 말이 없어도 몸은 풀리고 허물어지는 살결에 새겨진 이름 석자 달려오면서도 일그러지지 않은 문패를 곳곳에 달고 잊어버린 주소 앞에 흘러가네. 강기슭에 부대껴 깨어진 물방울끼리 모여 독한 그리움으로 엉겨 붙고 손 놓아준 강물에게 소식을 물어보네. 어디쯤 모래벌에 웅덩이를 파고 함께 흐르지 못하는 외로움도 묻어두고 뒤에 오는 물결에서 번지수를 찾는 봄 편지. © 김정기 2014.02.15

|詩| 굳은살

우르르 몰려드는 푸른 세포들 싱싱한 줄기세포들이 사방을 살피는 동안 면역이 생긴다 면책특권의 쾌락 당신 살결이 연회색이었다가 차츰차츰 보라색으로 변하는 거다 벌판에 바람이 불고 있어요 깃발 나부끼는 소리가 귓전에 아른거리네 싱싱한 줄기세포들이 바로 백혈구의 전신이었어 발바닥에 불이 붙었네 정신이 아뜩해 생살 터지는 분홍빛 세포막은 무통분만이다 심한 격전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을 거에요 길고 힘겨운 겨울을 치르는 동안 당신 가슴에도 서서히 굳은살이 박일 것이다 © 서 량 2020.12.06

202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