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 4

|詩| 손바닥

어느날 아침 산들바람이 회오리바람으로 변했습니다 마치도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내 손바닥에서 큰 산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한폭의 화려한 풍경화입니다 별똥별이 흐르르 스쳐가는 황무지에서 놀라지 마십시오라고 누군지 귓속말 해 주는 듯한 그런 서늘한 바람이 내 손바닥에 일고 있습니다 박수의 따가움과 더할 수 없는 마음 밖으로 기어이 터지는 웃음처럼 눈물이 번지는 것입니다 모두가 다 한 순간이다 하고 고개를 돌리면서 어느날 아침 산들바람이 회오리바람으로 변했습니다 마치도 더 이상은 그냥 있을 수 없다는 듯이 내 손바닥이 이렇게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 서 량 2000.11.18 (문학사상사, 2001)에서

발표된 詩 2008.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