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2

|컬럼| 211. 어미 탓이라고?

1940년대 후반에 어머니가 자식을 잘못 키워서 정신분열증이 생긴다는 학설이 떠돈 적이 있었다. 마치도 한 국가의 모든 잘못된 일이 다 대통령 책임이라는 소견과 비슷한 사고방식이었다. 그런 터무니 없는 주장 때문에 심리적 고통을 당했던 그 당시 분열증 환자 어머니들에게 깊은 동정심을 품는다. 당신도 알다시피 정신질환은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큰 이유인 것을. 1950년대에 어떤 가정의 환자가 정신병원에 자주 입원을 하느냐는 연구가 영국에서 활발해졌다.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후 부모나 배우자하고 함께 살면 형제자매와 같이 지내거나 공공시설에서 거주하는 경우보다 훨씬 자주 증상이 재발하는 현상을 발견한 것에서 시작된 연구과제였다. 가족들의 감정표현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환자의 입원빈도가 증가한다는 것이 영..

|컬럼| 212. 살벌한 양심

정신분석학에서 사람 마음을 이드(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삼등분 하는 것을 아마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초자아라는 말이 너무 고리타분하게 들리는 점도 있고 해서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양심이라 부르면서 이야기를 꺼낼까 한다. 양심은 사람들이 살면서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도덕성을 일컫는다. 양심은 또한 우리가 순간순간 내리는 사회적 판단의 기준이기도 하다. 때에 따라 당신은 죄와 벌을 판가름하는 냉철한 검사가 되기도 하고 상황을 잘 검토해서 배심원들에게 호소하는 인정 많은 변호사가 되기도 한다. 요컨대 양심은 혹독한 비판과 따스한 배려가 공존하는 이상한 양면성으로 우리를 곧잘 혼동시킨다. 거의 매일을 신문에서 보는 사퇴(辭退)라는 단어를 찾아 보았다. 말씀 사, 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