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해태 해태 나는 가공 동물 불철주야 꿈틀대는 하늘 대놓고 드러내는 속마음 선악을 마다하고 시비를 살피는 상상력이다 빛을 향해 눈을 가리다가 눈을 왕창 부릅뜨는 詩作 노트: 해태가 시비를 잘 가린다는 말을 들었다 해태 눈깔이라는 참 재미있는 말도 있지 © 서 량 2024.05.24 자서전的 詩모음 2024.05.24
|詩| 애드리브 애드리브 요동치는 빛줄기 속느슨한 발걸음 Adagio바닥을 건드리는 손놀림이다 둥실 두둥실 자유연상법 따라 둥실 또 두둥실 뱃전을 때리는 Bass Guitar눈에 뵈는 게 없는 Tenor Saxophone 詩作 노트:연주중 ad lib 애드리브에 빠지면 마치도 조그만 나룻배를 탄 기분이면서 눈에 뵈는 게 없어진다 거 참 이상하지 그치 © 서 량 2024.05.12 자서전的 詩모음 2024.05.12
|詩| Grand Central Station Grand Central Station 빛이 밖에서 발생해서 안을 침투하고 있잖아 아니지 빛이 안에서 저절로 생겨나지드높은 천정을 쳐다볼 겨를도 없다내 비좁은 실내는 병아리색 베이지색나는 반코트를 들고 서있고여자가 아이를 품고 층계를 내려온다 詩作 노트: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은 혼이 쑥 빠지는 곳이다뭐니 뭐니 해도 사방팔방에서 에코가 울리는 통에 © 서 량 2024.05.08 자서전的 詩모음 2024.05.08
|詩| 담배 담배 뭉게구름 파란 연기나를 깊이 빨아드린다당신은 高等動物 내 오른쪽 大腦半球 둥그스름한 모서리를 차지한다 바닷가에서You are my sunshine My only sunshine어린이 합창소리 들린다 바닷가에서선글라스가 빛을 차단하는 詩作 노트:옛날에 담배를 피웠다 물론 많이 피웠지지금도 종종 꿈에 담배를 피운다 맛있게 © 서 량 2024.05.04 자서전的 詩모음 2024.05.04
|詩| 빛이 없는 자리 2 빛이 없는 자리 2 빛이 함몰한 곳에 가보았다 세차게 끓어오르는 magnetic force 네 귀가 번쩍 들려 거무죽죽한 기와지붕 세찬 바람이 날개뼈를 흔드네 당신의 푹 꺼진 눈등 반듯한 이마 memory 빛이 내뿜는 nostalgia 등등 스며드는 적요가 좋았다 詩作 노트: 詩를 쓰다 말고 별안간 방의 불을 확 끈다 창밖 하늘 빛이 거무튀튀한 기와지붕이네 © 서 량 2011.08.31 – 2024.02.01 詩 2024.02.01
|詩| 안락의자 안락의자 -- 마티스 그림 “까만 옷을 입은 노란 안락의자의 젊은 소녀”에게 (1935) 오른쪽 위쪽 연분홍, 연분홍 하늘 아래로 퍼지는 빛, 빛 뭉치 올리브 색 잎새 아래로 넘치는 midnight 블루 노란 의자에 누워서 꼼짝달싹하지 않는 여자 왼쪽 팔을 길게, 길게 옆으로 뻗은 채 詩作 노트: 마티스는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면, 흥미진진하게 자유롭고, 조용하고, 혼자였다.”라고 말한다. 내가 시를 쓸 때도 그렇다. © 서 량 2023.11.20 마티스를 위한 詩 2023.11.21
반딧불이 / 김종란 반딧불이 김종란 한여름 밤 폭우 소리에 잠들다 문득 일어나 창문을 닫는다 말(言) 하나 동무하고 싶다 한여름 밤 따뜻한 빛 동무 반딧불이 © 김종란 2018.08.03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21
커다란 눈 / 김종란 커다란 눈 김종란 빛 소나기 맞으면 도시와 나, 검은 뼈가 드러난다 즈려뜨는 고양이 커다란 눈 세상에, 마음만 컸었구나! 그저 부끄러워 고양이 눈에 잠긴 야생의 숲 한아름드리 나무를 본다 숲이 빠져드는 정적, 놀람 © 김종란 2017.08.11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14
바다시계 / 김종란 바다시계 김종란 초침을 감춘 바다 느긋하다 창문도 없고 현관문도 없다 하늘은 깊음으로 생명은 비릿함으로 안으며 표정은 더욱 부드러워진다 빛을 은닉한 *Renoir 의 'Spring Bouquet' 상처의 붉은 줄이 불현듯 빛나는 우리 우리 기다리다 빛을 은닉한 Renoir 의 'Spring Bouquet' 당신은 품에 안는다 낮아지며 깊이 깊이 스며든다 우연하게 여기 평안하게 바다를 숨쉰다 꼬리만 보이는 돌고래 바다 테이블 위에는 커피 한잔 해초처럼 흔들리며 이리 저리 몸이 기울어지며 바다를 마신다 용서에 익숙한 당신 바다를 등지다 바다에 안기다가 당신 안에서 바다를 밀고 간다 *Renoir (French 1841~1919) © 김종란 2011.10.04 김종란의 詩모음 2022.12.26
의자와 시계 고양이 / 김종란 의자와 시계 고양이 김종란 시간과 시간 사이에 놓여있다 흐름이란 다른 공간으로 사뿐히 뛰어넘는 것 깜빡 살아나는 빛을 감지한다 동공 깊숙이 세계와 나 고풍의 유리창은 예의 바르게 닦여 있다 침묵의 구름 노회(老獪)한 나무 곁 없는 듯이 머문다 소리를 너에게 건넨다 사람 가득 차 붉은 무리의 빛이 시야의 끝에서 잠시 흔들리듯 의자에 앉아 초침 소리를 바라본다 빛은 깜빡 진다 © 김종란 2009.09.09 김종란의 詩모음 2022.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