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 4

|詩| 관광여행

그 무엇보다 쓰라리게 감춰진 상처 전면 개방하기 그 어떤 것보다 무서운 권력의 내부구조 낱낱이 탐색하기 장벽을 무너뜨린다는 데야 피치 못할 숙명이라는 데야 YouTube 화면 하단에서 치솟는 답글, 답글, 답글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금단의 땅, 어두운 땅 어리숙한 내 아버지의 비밀을 관람한다 당신과 내 배경음악을 다 끄고 난 후에 시작 노트: 2022년 5월 10일, 청와대가 일반인들에게 전면 개방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YouTube를 정성껏 시청했다. 비밀이 없어질 수록 그만큼 더 비밀이 쌓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권력을 추구하기 위한 비밀은 없을 수록 좋지 않을까. 남을, 남들을, '지배'하는데 쓰이는 비밀은 과연 무엇인가. 애타주의를 표방한 엄숙한 속임수인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인가. ..

2022.05.13

|詩| 이거

포도를 먹고 있어 입에 침이 흥건하게 옛날을 씹듯 배경음악은 하하, 커다란 솜구름이 몸을 뒤척이며 코고는 소리 같기도 아니 이건 완전 업 비트 재즈 리듬이야 수영 선수가 휙휙 팔을 휘젓는 물 속에서 매번 푸푸, 고개를 쳐들 듯, 아니면 이 포도주잔 밑바닥에 달빛 출렁이는 밀물로 파고드는 비브라토가 심한 당신의 콧노래야 에코 흥건한 교회화음 물살이 내 이마를 가벼이 때리는 연신 따스한 소리, 이거 © 서 량 2012.12.19 – 2021.11.07

2021.11.07

|詩| 옛날 기차가 서있는 풍경

기차가 달린다 턱시도 컬러 숯검정이 아닌 기차는 보라색, 플러스 나풀대는 해바라기 꽃잎 기차가 와장창 골을 때리네 기차는 알록달록하다 진눈깨비를 맞으며 부동으로 서있는 기차를 나는 사랑할 수 없어 제발 그러지 마 플리즈 기차가 서있는 풍경의 배경음악이 문제가 될수 있지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멜로디는 따분해 저는 정말 그때만은 예외적으로 재즈 음률이 좋았습니다 무진장 기차가 시평(詩評) 받기를 거부한다 기차는 애오라지 기차일 뿐, 그런 기차가 기똥차게 달린다 격식이 없이, 격식이 없이 © 서 량 2011.03.02 - 2021.03.14

202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