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 나는 분홍 김종란 유리병에 기대어 흰 장미가 만개했어요 바라보니 흰 장미 곁 푸른빛 나는 분홍 어른거려요 큰 언니 더 이상 많이 웃고 얘기 안 해도 돼요 코너에서 사람 바라보기 좋아서 사람 참 좋은 것이라 날려 다니다 잠시 멈춰진 구겨진 종이쪽 빗물이 조금 담긴 빈 소주병처럼 반쯤 그늘진 벽에 아무도 모르게 앉아 세월의 바람소리에 추임새를 넣고 있었죠 언니가 수 놓은 시간 아무도 모르게 흐르죠 절벽을 지나 푸른 강물을 지나 바다에 들었네요 파도 한 자락으로 솟구치며 망망대해, 언니 © 김종란 201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