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꽃에 관한 최근 소식
눈에 불을 켜고 당신이 꽃을 면밀히 조사하는 동안 꽃 내장이 뭉그러지고 꽃 뼈가 으깨지고 꽃은 무색 무취의 기체가 된다 꽃은 항상 이름 없는 동작이다 당신이 한 송이의 꽃을 알려 할 때 당신이 한 송이의 꽃이 되려 할 때 꽃의 근엄한 칭호가 당신을 방해한다 우리는 묵묵한 꽃말 골갱이를 씹어 삼키고 너덜너덜한 말(言) 껍데기를 뱉어낸다 꽃말을 먹을 때마다 꽃이 되는 우리들 꽃보다 더 새빨간 몸짓으로 으스스 진저리를 치는 우리들 꽃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작이다 © 서 량 2004.03.04 2004년 5월호에 게재 『시문학』2004년 6월호에서 (페이지 177-182) 이달의 문제작: 중에서 -- 안수환 (시인) 의미의 해체. 시적 진실의 존재론적인 자기파괴. 시는 ‘의미’가 아닌 ‘사건’이라는 점을 극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