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12

|詩| 꽃과의 대화

꽃이 밑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꽃이 더러운 흙으로 귀순하는 숙명을 내게 보여주기 위해서일까, 정녕 아닐까 꽃에게 내가 묻는다 "꽃아, 너는 왜 그렇게 전신을 다 드러내고 땅으로 뚝뚝 떨어지는 흉한 모습을 내게 보여주느냐?" 꽃이 대답한다 말 같지도 않은 말이지만 전혀 흡족한 반응이 아니지만 애틋한 꽃의 말을 나는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런 어려운 질문에 내가 대답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아예 나는 꽃으로 태어나지를 않았을 거예요!" © 서 량 2009.05.08 --- 2020.05.30

2009.05.08

|컬럼| 62. 대화는 사랑의 씨앗

우리는 말을 혀로 한다. 'language(언어)'는 라틴어로 혀라는 뜻의 'lingua'에서 유래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이탈리아 음식 중에 국수에 조개 소스를 가미한 링귀니(linguini: 작은 혀)도 국수가 혀처럼 납작해 보인다 해서 생긴 말이다. 이중언어를 'bilingual'이라 한다. 이것은 즉 두 개의 혀를 갖고 다니다가 적재적소에 합당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의미. 그런데 슬랭으로 'speak with a forked tongue'은 뱀처럼 갈라진 혀로 하는 일구이언(一口二言)이라는 뜻이다. 머리가 명석한 당신은 두 개의 혀와 갈라진 혀를 혼동하면 안 될지어다. 'speak'는 본디 무엇을 흩뿌리거나 퍼트린다는 의미로서 'spray'나 'sprinkle'과 말뿌리를 같이한다. 연설을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