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신분석가 자크 라캉(1901~1981)이 설파한 “응시(gaze) 이론”의 핵심은 이렇다. --- 생후 한두 살짜리 아기가 물끄러미 거울을 응시한다. 그는 호기심에 매료되어 애를 태우다가 거울 속 영상이 저 자신의 모습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기의 정체성을 인지한다. 아기는 나중에 거울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감지하면서 그 사람의 눈에 비춰진 자기 모습을 점검하고 반성하는 좋은 버릇을 키운다. 아기가 기어가는 동안 의자에 부딪치지 않는 것도 당신이 전봇대와 충돌하지 않고 차를 운전하는 것도 다 이 “응시” 덕분이다. 라캉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강력한 힘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상대를 응시할 때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같은 시대의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는 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