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선
-- 마티스의 그림 “의자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1926)
저 삐딱한 자세를 보세요
촘촘한 격자무늬
쑥색 암체어에 숨겨진 함정
검푸른 구름으로 무릎을 가린 여자
벽돌색 바닥에
오른쪽 발바닥을 대고
*아포칼립스를 기다리는 갸름한 얼굴을
*Apocalypse: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세상의 종말
시작 노트:
마티스가 화폭에 담은 여자들 중에 무심한 표정의 여자들이 많다. 나는 여성이라는 정치적인 표현보다 여자라는 말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 그림 속 여자는 세상의 종말이 와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얼굴이다.
© 서 량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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