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를 위한 詩

|詩| 푸른 수첩

서 량 2023. 5. 15. 20:07

 

푸른 수첩

-- 앙리 마티스 그림, “책 읽는 여자”에게 20C

 

꽃병에서 눈을 떼는 순간 꽃병이 사라진다

재밌 꽃병이 있다가 없다가 하는 거

빨간 꽃의 만개

턱을 괴는 당신의 두툼한 하박근

글자가 없는 책 하얀 책 광채

금방 밑으로 떨어질 듯

없는 그대로 가만히 있는

푸른 색 커버 삼성 휴대폰

 

시작 노트:

꽃이 있다 없다 하는 명제에 시달린다. 그림 속 여자의 실체마저 의심한다. 있고 없음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마음가짐이 재미있다. 마티스의 책 읽는 여자가 시대를 뛰어넘는다.

 

© 서 량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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