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고 앉아서 손으로 턱을 고이고 생각하는 사람, 로댕의 애인 까미유 끌로델 작품 왈츠, 헐벗은 남녀는 시퍼런 청동이다 말년 30년을 정신병원에서 썩은 끌로델, 작년 1월에 아마존에서 $96 주고 산 청동 덩어리, 집에 불이 난 후 전셋집에서 사는 동안 식탁에 놓여 있던 조각품, 반질반질하다 지금은 내 책상 위에서 부동자세로 춤추고 있는 11인치 크기의 헐벗은 남녀
정신과 월간 신문, 2021년의 낙관적인 예후를 대서특필한 표지가 고개를 드는 모습, 바로 그 밑에 실린 의사 자살 기사, 신문은 일반인들보다 44% 높은 의사 자살률을 한탄한다 1년에 400명이 하루에 한 명 꼴로 스스로 죽는다지 저는 정신병원에 감금된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신문이란 한갓 종이 쪼가리에 불과해 로댕의 조각을 흉내내며 나도 턱을 고이고 생각한다 남는 것은 청동, 방금 창밖에서 봄을 노래하는 새, 심지어 새도 청동이다 내 귓속에 영원히 남는 청동의 노래 소리
© 서 량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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