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조팝나무, 봄을 맞다

서 량 2021. 2. 26. 20:16

 

조팝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말만 들었지 당신이 조팝나무, 조팝나무 하면 나는 왜 마음이 조급해지나 오래 전부터 조팝나무가 오밀조밀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과학적으로, 윤리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다 아무튼 나는 지금 조팝나무 건너편으로 보름달이 덜렁덜렁 굴러가는 소리를 듣는 있는 중이야 맛 있어요, 정말 맛있어요 하는 당신 목소리에 3도 화음이 들어간다 조팝나무가 봄밤 복판으로 납신납신 걸어 들어온다 해서 내 마음이 제아무리 조급해져도 죽자고 참는 수밖에 별 다른 도리가 없다

 

© 서 량 2011.05.23 –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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