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신만큼 청승을 떨고 싶다
추석날 밤쯤 둥근 달을 쳐다보며
그렇게 눈물을 흘렸으면
분당 화장터에서 아버지의 혼백 가루를 가슴에 품은지 며칠 후 신세계 백화점에 꽉 들러붙은 영등포 타임 스퀘어의 겉으로는 아주 멀끔한 중국집이었다 2012년 8월 어느 날 저녁 대학 동기동창 열 몇이 같이 먹고 술 마시고 떠들었던 곳이 거기였다 지금껏 지 생명의 숨길을 지 스스로의 힘으로만 지탱해 온 걸로 마음 놓고 착각하며 야 너는 이제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전혀 못 알아보겠다 하며 자꾸만 웃어대던 곳이 바로 거기였다 그때 참으로 이상한 꽃 냄새를 푹푹 풍기는 고량주가 나왔는데 술 이름이 절대고독이었고
나는 절대로 고독하지 않았다
시간이 유유히 상승하는 에스컬레이터에 서서
그렇게 당신만큼 뜨거운 눈물을 흘렸으면
© 서 량 2012.09.28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너무나 잠시예요 (0) | 2021.03.28 |
---|---|
|詩| *카타토니아 (0) | 2021.03.25 |
|詩| 청동, 봄의 왈츠 (0) | 2021.03.16 |
|詩| 옛날 기차가 서있는 풍경 (0) | 2021.03.14 |
|詩| 철도관사의 추억 (0) | 2021.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