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하루의 극치가 정오에 있다고 했나요, 누가
오후 네 시쯤 개구리 헤엄치 듯 춤추는 햇살의 체취를
얼핏 비켜가야 한다 했나요
봄바람은 이제 매끈한 꼬리를 감추고 없고, 초여름
뭉게구름이 함박꽃 웃음으로 지상의 당신을 내려다 볼 때쯤
누가 작열하는 오후의 태양을 품에서 밀어내고 싶다 했나요
반짝이는 떡갈나무 잎새들 건너 쪽
저토록 명암이 뚜렷한 쪽빛 하늘 속으로
절대로 철버덕 몸을 던지지 않겠다고 누가 말했나요
© 서 량 2009.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