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김정기
엷어진 햇살과
뒤꼍 돌 틈에서
흰빛으로 속삭이네
살붙이들의 조촐한 빛살로 다가와
세월이 키운 묵은 때도 벗고
눈 마주치면 이슬로 맺히는
꽃이 아닌 꽃, 이름도 없는 꽃
부추 대궁에 나를 세우고
앙상한 외로움을 숨기는
오늘도 겨우
당신의 허공이 되는
호젓한 가을 날
© 김정기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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