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맺힌 말(言)
김종란
종이 집에 기대어 나팔꽃 무리 진다
이슬 맺힌 말 햇빛 속에 숨어있다
경이로운 고대의 문양/ 여리고 한없이 부드러운 입술을
연다
종이 집에 누워 시간을 거슬러 비치는 비밀 문서
파랗게 질린 눈썹으로 보라색 봉인을 응시한다
경건하게 나팔꽃 무리 진다
아파도 괜찮으니 약장 문을 닫는다
종이 집 물기 머금은 소식(消息) 머문다
© 김종란 20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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