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이슬 맺힌 말(言) / 김종란

서 량 2023. 1. 4. 19:28

 

이슬 맺힌 말(言)

 

                          김종란

 

종이 집에 기대어 나팔꽃 무리 진다

이슬 맺힌 말 햇빛 속에 숨어있다

경이로운 고대의 문양/ 여리고 한없이 부드러운 입술을

연다

종이 집에 누워 시간을 거슬러 비치는 비밀 문서

파랗게 질린 눈썹으로 보라색 봉인을 응시한다

경건하게 나팔꽃 무리 진다

아파도 괜찮으니 약장 문을 닫는다

종이 집 물기 머금은 소식(消息) 머문다 

 

© 김종란 2013.07.03

'김종란의 詩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빛 / 김종란  (0) 2023.01.05
100 도 / 김종란  (0) 2023.01.05
녹음(綠陰) / 김종란  (0) 2023.01.04
잃어버린 모자 / 김종란  (0) 2023.01.03
산수화 1 / 김종란  (0) 202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