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트레인
김정기
열 가지 이상 언어가 떠다니는 공간
헐벗은 낭만이 보인다.
서반아어로 노래하는 여인 옆자리에서 읽는 *쉼보르스카
연습 없이 태어나서 훈련 없이 죽는 구절이
열 개의 말로 번역되는 노랫소리다
당신들이 두고 온 중동 어느 나라
북유럽의 폴랜드
그리고 사우스 코리아도 함께 갇혀 있는 40분.
옥죄는 공기 속으로 조국의 평야가 펼쳐진다.
전 세기의 독립투사처럼 단단한 이름 내 나라 들길
그래도 불우 어린이를 돕는다는 청년에게
손을 떨며 건네는 1불에 받아 든 오리오라는 과자 한 봉지
문이 열리고
다시 기약 없이 헤어지는 사람들은 표정이 없다.
여기는 뉴욕 곰탕집이 줄 서있는 정거장.
*폴랜드 여류시인
© 김정기 201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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