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을 원했던 거다
입에 절로 침이 고이는 과일 그림도 좋고
열대 섬에만 서식하는 화사한
꽃 무리의 난동이라도 괜찮아
정물화가 동영상으로 변하고 있네
무작위로 흔들리는 미세한 바람이며
부동자세로 숨을 몰아 쉬는 새들이
어슴푸레 아울리고 있어요
흔적으로 남을
우리 누구도 서둘러 떠나지 않을 거다
보일 듯 말 듯 가물가물 빛을 흡입하는
색깔의 아우성을 듣는다
시퍼런 탐조등이 밤을 절단하는
어둠의 틈서리에서 우리는
몸을 뒤척인다.
© 서 량 2012.01.25
--- 네 번째 시집 <꿈, 생시, 혹은 손가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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