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아담의 갈비*

서 량 2011. 7. 5. 00:50

 

이른 아침 갑자기 갈비구이가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구이 같은 소리 하네 하며 당신이 날 깔볼 거다 육식을 하면 할수록 성미가 사나워진다던데 쌈장 쑥갓 생마늘도 얹어 상추에 쌈 싸 뺨이 불룩 튀어나오게 갈비를 먹어야겠다는 선언이 내 심란한 언론의 자유다 떠들썩한 양키들이 바비큐 파티를 하는 미 독립기념일에 신이 부러뜨린 아담의 갈비뼈를 생각한다 그는 피를 많이 흘렸을까 봉합수술은 제대로 받았는지 외로움이 말끔히 지워진다는 기대에 들떠서 아담은 마취도 진통제도 없이 눈을 질끈 감은 채 신의 손에 순순히 몸을 맡겼던 거에요 날씨 눈부시게 환한 미 독립기념일에 갈비구이 생각을 하다가 나는 왜 옆구리가 냅다 근질거리는지

 

© 서 량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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