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조율**

서 량 2011. 6. 2. 19:54

 

현악기들이 농성을 하다가 서로 언성을 높이는 모양이에요 이건 반란일 수도 있 현악기들이 각자 그릇의 크기에 따라 낮게 흐르는 용암과 창공으로 자지러지는 종달새를 흉내 낸다 은하수가 잠재의식을 스치고 간 자리에 화려한 불씨들이 남을 거에요 당신 머리카락 한 움큼이 떨어뜨린 DNA 화학방정식이 칠판에 그려진다 첼로일 수도 있어요 무거운 어깨를 비틀다시피 오열하는 뜨거움이 짓이기는 저녁 구름처럼 훅, 수증기로 사라지는 정황이 분명 첼로 옆모습이에요 번득이는 비올라 또한 절대음감에 귀의할 조짐을 보입니다 현악기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의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합의를 보았다는 소식이다 그들이 다시 표정을 가다듬고 있는데요

 

© 서 량 20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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