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소한 예감

서 량 2011. 2. 17. 22:00

 

 

각기 색깔이 다른 탐조등 서넛이 서로 각도가 엇갈리면서 암흑을 절단한다 당신 생각이 자꾸 예각으로 쪼개진다 도깨비들이 눈에서 새파란 전파를 지직, 지지직 방출하는 걸 보았지 아무래도 그들을 내 방에서 혼이 쑥 빠지도록 쫓아내야겠어 알맞게 두들겨 팬 후 속이 찔끔해지는 말을 음산하게 해줘야지 예감이란 워낙 부피감이 없기 때문에 부엌칼 같은 거로 몇 번을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다는 귀띔이 있었다 당신의 예술성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는 불친절한 사람들이 모조리 새파란 불길로 변한 건 아닐까요 호호호 암흑 속에서 몇몇 전파들이 박하냄새를 푹푹 풍기며 내 허파를 관통한다 숨을 죽인 채 삽시간에 휘황찬란하게 갈라지는 내 가슴

 

© 서 량 201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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