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arch 26 vividly. I was watching the news as I do each night when the words “Cheonan Sunk” appeared on the screen.
The South Korean warship had been patrolling around Baengnyeong Island, near the maritime border with North Korea, when it went down, sinking deep into the Yellow Sea with 46 sailors trapped inside. Wanting to know if there were any survivors, if anyone could be rescued, I couldn’t bring myself to turn off the TV.
I wasn’t the only one transfixed. The owner of the neighborhood bookstore closed his shop. My friend canceled her vacation to India. We couldn’t stop thinking of those sailors, waiting at the bottom of the sea. But the tides and rough winds worked against the rescue operations. As the clock ticked, the weather worsened.
In the end, not one of the 46 was saved. And we lost a 47th: a man who became unconscious underwater while trying to rescue the others. How can we hope to understand the anger and despair that their families must have gone through? Watching, I felt my powerlessness acutely.
Twenty days after it sank, the ship was pulled to the surface, revealing its tattered stern. After it was drained of water, most of the sailors were returned too, as corpses. That night I went to a mostly empty restaurant, ordered dinner and watched the news. While the screen displayed the photographs of the dead, their hometowns and ages, I heard the sound of quiet sobbing. It was the cook. “How can God be so indifferent?” she asked.
For South Korea, “the Cheonan Incident” is far from over. There has been a spate of accusations about the cause of the ship’s sinking (an international inquiry found a North Korean torpedo responsible), then a flaring of hostilities between North and South. Within South Korea, politicians have theories; the ruling party blames the opposition; the opposition blames the ruling party.
As for me, I am haunted by the faces of the six who were never found. I imagine their bodies tossed in the current, in the stillness of that cold dark sea. Even at this moment, they are probably being knocked against rocks, fed on by fish, their bodies worn away by rough waves. Or maybe they’ve come to some kind of rest by an uninhabited island, caught in a tangle of water plants.
One of the sailors had a month to go before his discharge. one was about to be married. I am reduced to silence by how youthful they look in the photographs, how full of health and beautiful. They still have not returned.
— SHIN KYUNG-SOOK, author of the forthcoming novel “Please Look After Mom.” This article was translated by Jae Won Chung from the Korean.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3월 26일이 생생이 기억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밤 뉴스를 시청하는 게 나의 일상이다. 그날 뉴스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TV 화면에 '천안함 침몰' 이라는 자막이 떠올랐다.
‘천안함’은 당시 한국의 최북단 백령도를 순찰하던 초계함의 이름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일은 언제든지 이런 충격에 노출되는 일이기도 하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자막이 떠오른 그날로부터 나는 TV를 밤낮 없이 켜 놓았다. 천안함은 한 순간에 깊은 바다속으로 침몰했고, 그 안에 구조되지 못한 병사들 46명이 함께 있었다. 그들의 생사가 궁금해 단 한순간도 Tv를 끌 수가 없었다.
생각해 보라. 침몰한 1,200톤 급의 거대 군함 속에 46명의 병사가 바닷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바다의 조류와 거친 바람은 우리 편이 아니었다. 바닷속 군함에 갇혀있는 병사들이 생존해 있을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기상 악화로 인해 하루에 두 시간 세 시간 정도 밖에 구조작업을 펼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 무리하게 구조 작업을 진행하던 병사 한사람이 생명을 잃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천안함과 함께 바닷 속으로 침몰한 46명의 병사들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다. 그들이 차가운 바닷물에 잠겨 있는 동안 그 가족들이 느꼈을 절망과 분노를 어찌 헤아리겠는가. 작가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무기력함을 통렬하게 느꼈다. 천안함은 함미가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침몰후 20일 만에 인양되었다. 병사들도 시체로 돌아왔다.
20여일 동안 물속에 잠겨있었던 그들의 형상은 우리에게 또 따른 충격을 주었다. 나는 그날 손님이 거의 없는 식당에서 저녁을 주문해놓고 기다리며 뉴스를 보고 있었다. 화면에 시신으로 돌아온 병사들의 사진과 이력이 하나씩 비치고 있는데 옆에서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식당에서 일하는 아줌마였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그녀가 탄식하듯 말했다. 46명 중에서 6명은 시체조차 찾을 수조차 없었다. 실종된 그들은 지금도 우리가 알 수 없는 바닷 속을 떠돌아다니고 있겠지.
천안함 침몰은 한국사회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사건이다. 침몰 원인(국제 조사단에서는 북한의 잠수정 공격으로 발표했다 ) 을 두고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고, 남한과 북한이 대립하고, 남한 내에서도 여당과 야당이 서로를 탓하고,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여러 주장을 펴는 이 순간에도 나에겐 한 가지만 떠오른다.
차갑고 어둡고 적막한 바다 저 밑 물살에 떠밀려 떠돌고 있을 실종된 젊은 병사의 얼굴이. 지금 이 순간에도 실종된 그들은 암초에 부딪히고 물고기에게 뜯어 먹히고 사나운 물살에 마모되어 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어쩌면 어느 무인도 근처의 수초에 걸려 흔들리고 있을지도.
제대를 사흘 앞두고 ‘천안함’을 탔다가 돌아오지 못한 병사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곧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는 또 다른 병사의 얼굴도. 사진 속에서 그들은 너무나 젊고 건강하고 아름다워 나를 침묵하게 한다. 그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 신경숙, 소설가:「엄마를 부탁해」(영문) 출간 예정.
이 글은 신경숙님이 쓴 원본입니다. 뉴욕타임즈의 편집상 내용이 약간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