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경인년 횃불을 밝히자 / 최덕희

서 량 2009. 12. 30. 22:14

 

 

경인년 횃불을 밝히자

 

             최덕희

 

기축년 저무는 해는

워낭소리와 함께 느릿 느릿

저 산너머로 기울어 가고

이제 60년 만에 맞는 백호랑이가

기상도 늠름하게 횃불을 밝힌다

 

인정많은 호담지국[虎談之國]에서

백두산 호랑이는 너무나 친근하게

88올림픽 호돌이로 상모를 돌리며

진보 독립 모험과 투쟁의 민족혼을

불사르고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민족이

흩어져도 그 곳에서 다시 뿌리를 내려

서로 서로 부둥켜 안고

찬서리 모진바람을 막아주는

한 탯줄에서 더운 피를 받은 형제니

 

철새같이 태평양 바닷길을 돌아

같은 해그림자 아래 하나 되어

양보와 이해와 화합으로

경인년 새로운 태양이 뜨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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