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크리스마스 캑터스 / 최양숙

서 량 2009. 12. 15. 07:29

 

  

크리스마스 캑터스

 

                     최양숙                                             

 

 

이름은 사막의

짙은 해그늘에 숨어 여름날을 보내며

드러낼 수도 없는 가시

차라리 찌르지 못하는 돌기 두르고

마디마디 내려 앉는

도톰한 잎새에 가둔 것은

사막의 기억

 

뾰족한 끝을 갈아내고

줄기마다 머금은 붉은 환상 

분수마냥 솓구치는데

여름 나무 밑에서 스멀거리던 습기

푸두둑 떨어지던 빗방울

모두 털어내고

다시 살아나는 사막의 꿈을

황홀히 터뜨리는 불꽃

 

'김정기의 글동네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인년 횃불을 밝히자 / 최덕희  (0) 2009.12.30
눈 내리는 날 / 최양숙  (0) 2009.12.30
첫눈 / 최덕희  (0) 2009.12.11
시간의 덫 / 최덕희  (0) 2009.12.05
꽃을 삼킨 너는 누구니? / 최양숙  (0) 2009.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