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휘영청
달밤에, 약간 차가운 달밤에
몸을 뒤척이며 내게서 뒤돌아 누울 때쯤
얇은 여름 옷을 걸쳤던 당신
그 무더운 몸매가 떠오르네
여름 옷은 형편없어
너무 가냘퍼요
여름은 너무 이기적이야
푸짐한 오리털 점퍼같이 두툼한 겨울 옷이
내 만신창이 피부의 보호막이에요 겨울이 좋아
뾰족한 달 덩어리 치즈 조각이 밤하늘에
무지(無知)한 얼굴로 떠 있네
여름이 어디로 갔나 했거든, 당신
여름 옷이 나프탈렌이 코를 톡! 쏘는 옷장에 묻혀 있나
했거든, 보들보들한 옷 매무새, 한없이 얇고
풍성한 여름의 체감온도가
다 어디로 갔나, 했거든
© 서 량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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