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검정색 노래

서 량 2009. 9. 21. 03:10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아주 높은 음역에서 뛰노는

샛노란 어린이 합창 소리 들린다

변성기 이전 그 쟁그라운 목소리

 

빨간 꽃들이 사라지고 이제는 나직하게

검정색 꽃 그림자만 달빛에 흔들리네

거짓말이 아니야 눈을 반만 뜨고 봐봐

당신 입술 연지처럼 부풀어오른

살짝 붉은 색이 감도는 검정색 리듬을

살짝 붉은 색이 감도는 밤하늘도 당신

도톰한 광대뼈도 모두 붉은 벨벳 빛이 섞인 

검정색 계통인 것을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하더니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 가자 하네

좋아서 겅중겅중 뛰는 건 보름달이나 당신이나

검둥개나 게다가 나나 하나도 다르지 않다니까

 

 

© 서 량 200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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