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에 허리를 축 늘어뜨려 몸을 뒤척이며 뒹굴뒹굴 쉬고 싶었다. 천천히 숨을 몰아 쉬며 어깨뼈 관절도 꺾었다 폈다 가벼운 운동을 한 다음 이름 모를 잎새 커다란 나무 밑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짐짓 명상에 잠기는 포즈를 취하면서 속으로는 어둡고 안타까운 과거를 되씹고 싶었다. 횡격막이 무작위로 술렁인다. 거무칙칙한 구름 그림자가 내 눈시울을 파고드네. 어느새 나는 언덕 꼭대기에 있었구나. 은연중 회오리 바람이 일면서 샛노란 별 싸라기가 철새처럼 후드득 날아간다. 헐벗은 언덕에 내 무거운 가슴이며 머리를 함부로 비비고 싶었다
© 서 량 200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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