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퍼즐 / 김종란

서 량 2022. 12. 2. 20:50

 

퍼즐

 

                              김종란

 

분해된다 선택한 곳 마음 한 구석 낯선 곳에서

꿈꿔왔던 곳에서

사라지는 주홍빛 섬광에 손 뻗으며

나의 무수한 마천루 검은 예복의 그림자들

멈춰선 앰뷸런스 블록을 가로질러 점령한 빈 트럭

흩어져 나는 분해되어져

흐릿해지는 빛에 순간 겹쳐진다

통행이 혼잡한 이곳에서 예정된 빛은 숨고

쓴웃음 머금은 숫한 분신들 매혹의 카드 뒤에 숨고

이제 그림자 숲 잃어버린 눈(眼)을 찾는다

연한 회색빛 잊어버린 퍼즐 조각이다

 

© 김종란 200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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