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봄과 겨울 사이

서 량 2009. 2. 6. 14:50

 

 나무와 꽃 사이에서 고심하는 사람들. 추위를 이겨내는 요령을 모르거나 제대로 꽃을 꽃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 입춘대길을 목마르게 기다리는 내 누이동생 같은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이 서성이는 틈새입니다.

 

물과 불의 본질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산소와 수소의 체감온도가 올라가면 그 당장
얼굴 표정이 달라져요 심지어 심장이 무식하게 쿵쾅대는
봄에는 나나 당신이나 실고추 같은 지렁이나 똑 같은 숙명이길래

이건 그야말로 입춘대길이에요

 

 이른 아침에 창 밖을 내다보니 어젯밤 꽁꽁 얼어붙은 싸락눈, 싸락눈의 차가운 본질은 그냥 그대로인데. 수정 빛 환한 하늘이 벌써 열흘 전과 다릅니다. 전혀 달라요.


© 서 량 200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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