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이번 연말에는

서 량 2008. 12. 29. 22:37
     
                            © <불나비> 색소폰 연주-서 량; 반주-가라오케 

     

    이번 연말에는 들뜨리라

    울고 웃고 욕하다가 놀라기도 하면서

    크게 한번 들뜨리라

     

    당신은 숙명이다

    한겨울 달력이 갈갈이 찢어지는

    생존껍질 벗음이다

     

    내리는 효자동 골목길도

    지난 여름 땡볕 아래 몸싸움도

    무위도식하는 브롱스 파크웨이에 추락하던

    낙엽의 비명도 이제는 가고 없다

     

    누군가 허드슨 강변에서 겨울빨래를

    울고 웃고 욕하다가 후회조차 하는 빨래를

     

    이번 연말에는 들뜨리라

    나훈아 식으로 <머나먼 고향> 노래하며

    정말 한번 혼쭐나게 들뜨리라

     

    © 2000.12.18

     -- 첫 번째 시집 <맨하탄 유랑극단>(문학사상사, 2001)에서; 2008.12. 29. 수정

'발표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나쁜 詩  (0) 2009.01.23
|詩| 강력반 형사들  (0) 2009.01.23
|詩| 꽃  (0) 2008.11.03
|詩| 간  (0) 2008.11.01
|詩| 불  (0) 2008.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