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째, 워낙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 있대. 먼 친척들 중에도 그 사람은 아저씨건 아주머니건 별명이 <떠벌이>라고 나 있지. 대개 목소리가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것처럼 커.
둘 째, 성격이 너무너무 자상해서 상대방을 속속들이 이해시키고 싶어 온몸이 근질근질해 하는 사람. 어떤 때는 너무 전신이 근질근질해서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한대. 그렇게 하고 싶은 이유가 뭐냐고? 아~ 그거는 대개 둘 중에 하나. 남들이 지 말을 못알아 들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거나, 아니면(이건 좀 견디기에 더럽고 치사하지만) 남을 철두철미하게 지 승미에 맞게 교시를 하고 싶어서 코를 벌름벌름하는 사람. 헤헤헤. 당신이 얼른 듣기에는 남자처럼 느껴지지. 천만의 말씀. 여자들이 이 기질이 더 심하대. 내 말을 믿어 줄래?
셋 째, 너무너무 성격이 소심해서 자질구레한 세밀사항을 죄다 커버를 해야만 그날 잠을 편하게 자는 그런 사람도 있어. 상대가 지 말을 귀담아 듣거나 말거나 자기가 모든 세부사항을 커버하느냐 마느냐 하는데만 신경을 쓰는 사람이지. 어찌 보면 불쌍하지만 달리 보면 이처럼 남 생각 안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려나.
넷 째, 밑도 끝도 없이 말하기를 즐기는 사람. 아이구~ 이런 사람들도 여자들 중에 많다네. 솔직히 언어감각은 여성의 두뇌구조가 남성보다 훨씬 월등하지. 그러니 시인이나 작가는 여성이 남성을 압도한다구. 우리들끼리 말이지만 글쟁이 남자들은 사실 졸라 여성적인 남자들이다. 하여간 여자들은 입을 나불거리는 동안 만큼은 행복하대. 역시 이런 부류도 상대방이 듣거나 말거나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거.
결국 말이 많은 사람들은 너무나너무나 상대방에 신경을 쓰거나 아니면 미치고 환장하게 지 생각만 하는 사람들로 양분이 된다는 거야. 물론 그 중간에서 어중간하게 왔다리갔다리 하겠지만서도.
말이란 원래 상대에게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 거 아니니. 그게 태어난 기질이나 저만의 즐거움하고 무슨 상관이 있지. 더더구나 남을 교시하겠다는 건 또 뭐지. 눈 앞에 사람만 얼씬하면 상대는 학생이고 지가 선생이라는 사고방식이니, 푸하하하. 어때 내 얘기가 그럴듯 해? 별로야? 히히히. 그래도 할 수 없지. 나도 남자이니만큼 말주변이 별로야.
© 서 량 200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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