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우울한 시인*

서 량 2008. 2. 27. 14:57

 

봄맞이를 하려고
검정색 오버코트를 벗어 던지고
당신은 민소매 웃옷을 입으려는 거지

 

색감이 어디에서 와?
북극성? 바이블? 늙은 우주? 시인협회?
국제유전학협회? 뜰 앞의 오동나무? 뉴턴의 사과?

 

우울하지 않는 시인은 좋은 시인이 아니래
색감의 조화가 있어야 우울증에 대처할 수 있대나
생물들이 워낙 초록색 위주라잖아
 
봄에는 티셔츠와 스커트 색감의 밸런스도 신경을 써야 해요
어깨가 바싹 좁아 보이도록 여자답게 마음껏 여자답게

 

여성미를 물씬 풍기는 레이스 달린 치마가
당신 키를 훨씬 커 보이게 한대
연한 색감이 봄을 부추기고
낭창낭창한 꽃들이 염치불구하고 춤을 출 때쯤

 


© 서 량 200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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