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쿵쿵작작

서 량 2008. 2. 20. 08:54

                

 

백제가 망할 때 처자식의 목을 두터운 칼로 베고
장렬한 죽음을 맞은 계백장군이 마치 내 자식 같아

나도 당신도 서서히 죽어가는 오늘은

 

나이 지금 나보다 훨씬 젊었을 텐데
황산벌이었다지 계백이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이

 

황산벌에 지금도 겨울바람이 윙윙 불고 있대
나는 황산벌이 어딘지 모른다 그래서 나 무식하게도
상상의 힘을 빌려야 해

 

황산벌에서 쿵쿵작작 쿵쿵작작 하는 드럼 소리 들리네
어쩌면 좋아 저 엄격한 박자의 행진을
꽃 같은 계백장군 여편네며 새끼들이 꼴깍꼴깍
선지피를 흘리며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쿵쿵작작! 쿵쿵작작! 신나는 드럼 소리에 묻히네
당신과 내 심장의 박동처럼 곱게
끊임 없이 마냥


© 서 량 200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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