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봄이 울고 있다

서 량 2008. 3. 5. 08:17

 

봄이 혼자 우는 소리를 듣고 있어
봄은 공연히 무서워서 울기도 하지만
제풀에 혼자 좋아서 우는 수도 많대
겨울 내내 쌓이고 쌓인 꽁꽁 얼어붙은 고드름들이
고놈의 뾰족뾰족한 고드름들이 질질 녹을 즈음

 

봄에는 개구락지건 종달새건 미나리건 민들레건
줄곧 울어댄대 나도 당신도 같이 울어 볼까

 

핏덩어리 볼기짝을 탁! 때리면
갓난아기가 소스라치게 울듯
그렇게 으앙! 하면서 우리는 울어도 좋아 진짜야
우리가 봄이 아니면 인제 언제 울겠어

 

한 여름에 우는 건 말도 안돼

날씨가 텁텁해지면 우리 감성이 드라이해진대

사랑은 봄이나 가을에 태어나야 해 그것도 봄에

함초롬히 솟아나는 새파란 새순이라야 제격이래

 

© 서 량 200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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