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서머타임 쓰러지다

서 량 2007. 11. 5. 09:02

성미 괄괄한 여름 하늘을
뭉게구름이 떠나지 못한다
조개구름들이 판을 치던 기미가
남아있다 진하게 아직도
흔적이란 뚜렷한 미련 혹은 옹고집 풍만한
가을이 제대로 가을답던 가을이
뉘엿뉘엿 기우는 10월 말

 

시계바늘을 뒤로 돌리면
시간이 툭 부러진다 대퇴골 복합골절이지 시간은
송편 같은 눈 흰자위를 드러내고 자빠진다
두개골을 추상에 박으면서
음~ 음~ 신음한다
시계바늘이 거꾸로 돈다
뺨이 푹 패인 혼령들이 일제히
구령에 맞춰
머리대고물구나무서기 후에야
서머타임이 사라진다

 


© 서 량 2006.10.30

--세 번째 시집 <푸른 절벽>(도서출판 황금알, 2007)에서

시집 소개: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1601444&orderClick=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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