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그립다
눈 꼬리가 뱀처럼 차갑고
눈 등을 어둡게 채색한 활엽수들이
메마른 팔을 들어
하늘을 끌어안는 가을에는
色情이 솟는다
새털구름 갯벌 위로
무수한 게들이 옆으로 기어가는
산등성이 빨간 젖몽오리에
꽃 구슬 유리 구슬
불여우 요염한 눈동자가 활활 타오르고
얇은 입술 꼬리에 동맥피가 쿵쾅대는
가을에는 色情이 솟는다
회오리바람 음산한 계곡에서
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사뿐사뿐 걸어 나오는
© 서 량 2002.10.9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년)에서
'발표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바다가 짜는 칡넝쿨 (0) | 2007.09.08 |
---|---|
|詩| 詩와 詩人 (0) | 2007.09.06 |
|詩| 박달재를 위한 천문학 (0) | 2007.09.05 |
|詩| 어려운 詩 (0) | 2007.09.04 |
|詩| 당신의 체온 (0) | 2007.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