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4

|詩| 무대장치

무대장치 뺨에 힘이 저절로 들어가네은빛 마이크로폰 우뚝우뚝 서있는 무대바리톤 솔로 웃는 얼굴비행장을 으어어~♪ 노래하네 저도 몰래 낮게 신음하는 피아니스트 구슬픈 클라리넷 멜로디를 타고비행기 한대 붕 뜨는 캄캄한 무대배경 詩作 노트:2003년에 비엔나 근교 Linz 조그만 강당에서 동생이 내 詩에 곡을 입힌 ‘비행장’을 연주한 스토리다 이거   ⓒ 서 량 2024.09.14

2024.09.14

|詩| 틀린 음정

4월이 폭주한다 브릉 부르릉 샛노란 개나리 벚꽃 자목련서껀 서슴없이 합세하는 화살 다발 다발 소스라치게 날아가는 4월 사랑 피아노 페달을 심하게 밟지 않아도 괜찮아 페달에서 발을 아주 떼면 안돼 머리가 하얗게 센 온음표를 일부러 빠듯하게 연주하면 곡이 이상해지지 머리칼이 새까만 4분 음표들이 보무 당당하게 걸어가는 순간이다 군대식 질서 강약 중강약 척척 강약 중강약 착착 4월이 내뿜는 소리를 파스텔컬러로 그리려 해요 무관심과 애절함에 흠뻑 젖는 연주 태도 때문에 점수가 좀 깎인다 해도 *“틀린 음정을 치는 일이 곡을 틀리게 해석하는 짓보다 낫다…” 하며 소나타 형식을 난데없이 무시하고 얼떨결에 우수수 떨어지는 벚꽃 사랑이다 실성하는 자유를 박탈당한 entity답게 실성하는 자유를 완전 박탈당한 entit..

202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