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 2

|컬럼| 359. Social Distancing

인적이 끊어진 이탈리아 거리는 쥐 죽은 듯 조용할 뿐, 배경음악이 없는 화면진행이 한동안 지속된다. 한 사람이 방에서 입을 꾹 다물고 창밖을 내다보는 장면이 이어진다. 2020년 3월 어느 주말,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대신 나는 티브이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전 세계에 창궐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독 이탈리아만을 집중적으로 강타하고 있다. 지구상 모든 국가중 이탈리아의 사망율이 최고치로 9.5 퍼센트. 바이러스에 감염된 그들 열 명중 거의 한 명이 죽는다는 통계가 섬뜩한 현실로 우리를 엄습한다. 중국은 일찌감치 질병이 발생한 원조이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이 버럭버럭 소리치며 울부짖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바이러스의 숙주는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는 눈에 뵈지 않는 바이러스를 경계하고 회피하려..

|컬럼| 58. 바보 천치

바보 혹은 천치를 의미하는 영어의 'idiot'는 14세기경 희랍어로 'idiotes'라 했는데 원래는 '평민' 혹은 '개인적인(private)'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당시에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았고 사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차별을 받았다. 우리의 선조들도 국록을 받는 양반과 개인 영업을 하는 상인들을 다른 눈으로 보았다. 고대불어에서 'idiote'는 교육을 받지 못한 무식한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라틴어에서도 'idiota'는 프로페셔널이 아닌 갑남을녀를 지칭했다. 그러나 17세기 말에 'idioma'라는 단어가 파생됐는데 관용어나 숙어라는 뜻이었다. 현대어로 'idiom'이라 한다. 공인과 개인을 차별하는 사고방식이 아직도 군대에서는 엄연히 존재한다. 계급이 높은 장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