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2

슈만을 상상하다 / 김종란

슈만을 상상하다 김종란 텅 비인 마음이 있었다 바람도 머물지 않는 공간에 활을 그으며 운지하며, 눈짓과 화음으로 찰나를 달리는 손 등을 구부리고 주저앉은 후미진 곳 음악이 찾아와 흐른다 정신의 황홀과 불안 사이 징검다리를 걷던 그, 우리 곁으로 눈을 감고 슈만의 음악으로 들어가 이 불안과 보이지 않는 무거운 짐 그에게 빛 속에서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슈만 그의 음악에 자맥질하다 취하여 날개를 단다 징검다리를 건넌다 어둠 속 그는 울고 있다 이 지극한 어둠을 내리긋는 바이올린의 활 천상의 뛰노는 음 © 김종란 2021.06.03

|컬럼| 399. I'm Game, 오징어 게임!

2021년 9월 17일에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넷플릭스에서 방영을 시작한지 보름 지난 10월 2일 현재 전세계 83개 국가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빚에 시달리는 삶에서 탈피하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살벌한 표정을 읽는다. 살기 위하여 상대를 패배시켜야 한다. 패배자들은 즉석에서 총살당한다. 생존은 약육강식의 법칙만 따르지는 않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민첩한 반사작용, ‘달고나(설탕 뽑기)’가 요구하는 창의력, ‘줄다리기’ 단체경기에 이길 수 있는 팀워크의 노하우, ‘구슬치기’ 게임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속임수의 발로, 등등. 아, 또 있다. ‘징검다리’ 게임에서 사람 몸 무게에 와스스 무너져 깨지는 약한 유리와 강력한 가공유리가 여기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