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색깔 / 김정기 그늘의 색깔 김정기 오랫동안 그늘에 있다 보니 그늘에도 색깔이 보인다 되도록 노오란 그늘에 머물러 했지만 언제나 바탕은 진회색이었다 검은 바위가 들어앉은 듯 무거웠지만 가는 손가락을 펴 뒤집으니 밑둥에는 아지랑이가 묻어 있었다 반짝이는 진흙 가루로 얼굴을 치장하니 고향집 우물에 나르시스가 된다 외로움은 번져오면 색깔이 되는지 장미 가시가 등줄기에 박혀 스스로 그늘을 찢고 숨어 사는 집에 색칠을 한다 © 김정기 2020.03.21 김정기의 詩모음 2023.01.28
|컬럼| 209. 미시시피의 진흙 2014년 6월 4일 한국의 지방선거를 며칠 앞둔 아침에 인터넷 신문을 읽는다. "네거티브 공세"라는 표현이 자주 눈에 띈다. 진작에 우리말이 돼버린 '네거티브'는 'negative campaign'의 뒷부분을 썩둑 잘라낸 표현이다. 영한사전은 이것을 '부정선거전술(否定選擧戰術)'이라 풀이한다. 'campaign'은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