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보라색 보라색 그때와 지금 사이 꽃병 하나 알뜰히 놓여있네모자를 쓰고 앞을 바라보는 7살짜리2차 세계대전 직후 뉴욕 경찰 유니폼에 매달린 구리빛 단추 copper color당신 손가락이 터무니없는 보라색이다詩作 노트:눈을 감았다가 슬며시 뜨면 보라색이 보인다 밑도 끝도 없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유니폼이 떠오른다 © 서 량 2024.03.11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1
지금 / 김정기 지금 김정기 의사는 고민하지 않고 쓴 단어로 사람을 살리고 시인은 며칠 밤을 지새고 찾은 말로 한 시대를 데운다. 지금도 몬탁* 바다를 생각하면 세상을 놓고 싶다 온 몸에 불을 붙이고 때가 벗겨지는 검은 파도 어느 악연인들 무엇이 대수랴. 그 바다 앞에서 의사의 글씨를 기형도** 시를 읽은 밤의 화약 냄새를 그 지독한 길의 끝자락을 놓아버린다. 어둠의 근육이 태양의 눈을 가릴 때 그가 떠난 길이 아득하지만 바다 앞에 서면 지척인 듯한 지금 이 주소가 어디쯤인지. *Montauk: 뉴욕주 Long Island 동쪽 끝 곶 **시인이름 © 김정기 2011.03.16 김정기의 詩모음 2022.12.29
|詩| Full Stop 지금부터 한참 후 장미 빛 신호등 앞에서 직진차량이 모두 멎을 때 나 또한 정지할 거다 무심코 옆을 보거나 아예 그럴 겨를조차 없이 앞만, 똑바로 앞만 보며 지긋이 브레이크를 밟을 거다 출발이나 도착 시간이 꼭 예정대로래요 차창을 스치는 세상 밖을 한껏 살피고 있어요 수정 빛 햇살, 햇살이 함.. 詩 201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