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4

|컬럼| 211. 어미 탓이라고?

1940년대 후반에 어머니가 자식을 잘못 키워서 정신분열증이 생긴다는 학설이 떠돈 적이 있었다. 마치도 한 국가의 모든 잘못된 일이 다 대통령 책임이라는 소견과 비슷한 사고방식이었다. 그런 터무니 없는 주장 때문에 심리적 고통을 당했던 그 당시 분열증 환자 어머니들에게 깊은 동정심을 품는다. 당신도 알다시피 정신질환은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큰 이유인 것을. 1950년대에 어떤 가정의 환자가 정신병원에 자주 입원을 하느냐는 연구가 영국에서 활발해졌다.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후 부모나 배우자하고 함께 살면 형제자매와 같이 지내거나 공공시설에서 거주하는 경우보다 훨씬 자주 증상이 재발하는 현상을 발견한 것에서 시작된 연구과제였다. 가족들의 감정표현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환자의 입원빈도가 증가한다는 것이 영..

|詩| *카타토니아

숲이 긴장하는 순간 돌개바람이 불어온다 미생물은 우울하다 미생물이 얼어붙는다 미생물은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립니다 미생물이 난데없이 우울증을 벗어나네요 첨벙, 강물에 뛰어드는 당신은 열대성 돌개바람 속 원시인 중증 정신질환자다 주기적 긴장증(緊張症)의 노예 옴짝달싹 하지 않는 미생물 숨도 쉬지 않는 생명의 노예다 * Catatonia – 두뇌활동이 정상이지만 대화를 시도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정신질환 증세, 때로는 몸 동작도 정지된 상태를 유지한다 © 서 량 2021.03.25

2021.03.25

|컬럼| 223. 변덕쟁이 두들겨 패기

사업이건 대인관계건 하다못해 남녀의 사랑에 있어서건 변덕은 바람직한 정신상태가 아니다. 변덕쟁이는 이 세상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우리말로 '부린다' 하면 꾀를 부리고, 성질을 부리고, 신경질을 부릴 때처럼 꺼림직한 느낌이 보태지는 것이 흥미롭다. 자고로 군자는 몸종을 부릴지언정 변덕을 부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굳이 정신과 차원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인 견지에서 변덕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첫째 기분이 변하는 것과 둘째로는 생각이 변하는 것. 기분과 생각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변덕이 심한 사람은 이 둘 중 어느 하나만 변한다기보다 둘 다 엉망진창이 된다. 변덕꾸러기들의 대다수는 성격장애자들이다. 변덕쟁이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그 결과로 그들은 분노에 휩쓸리기 십상이고 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