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 4

|컬럼| 448. 꿈, 詩, 그리고 無意識

자각몽(自覺夢, lucid dream)에 대하여 생각한다. 꿈을 꾸면서 자신이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두뇌작용이다. 자각몽은 꿈의 내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한다. 8000년 전 티벳의 요가수행에서 출발한 자각몽. 2000년 전 불교수행의 분파로 다시 성행된 자각몽. 1970년대부터 과학적 연구대상으로 대두된 자각몽. 흉측한 괴물에게 쫓기는 꿈을 꾸면서 아, 지금 내가 꿈을 꾸는 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순간 당신은 혼비백산으로 흩어지는 공포심을 컨트롤하면서 괴물에게 말을 거는 여유가 생긴다.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어보는 대담한 질문에 괴물이 잠시 주춤한다. 괴물의 언어감각은 당신을 따라잡지 못하는 법. 괴물이 위협적인 행동으로 당신을 ..

|컬럼| 242. 꿈, 그 제3의 공간

정신과에서 말하는 자아(ego)는 혹독한 주인 셋을 섬기는 하인이다. 자아는 첫째 본능의 욕구를 들어줘야 하고, 둘째는 현실이 주는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고, 셋째로 양심과 도덕을 들먹이는 초자아(superego)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 소시민은 낮 동안 직장에서 이 셋의 등쌀에 시달리다가 퇴근하여 한밤중에 까칠한 현실을 떠나서 꿈나라로 도피한다. 수면은 현실로부터의 바캉스다. 열대의 피서지 해변에서 조그만 종이우산을 꽂아 놓은 칵테일을 마시는 쾌적함은 아닐지언정 당신과 나의 두뇌조직은 수면을 취하는 동안만큼은 편안히 쉬고 싶다. 아늑한 꿈의 공간은 직장도 집도 아닌 제3의 공간이다. 그러나 꿈을 꾸는 동안 우리에게 완벽한 휴식은 주어지지 않는다. 기쁜 꿈, 슬픈 꿈, 혹가다 악몽마저 꾸는 우리의 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