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2

|컬럼| 21. 원효(元曉)의 입맛

원효(元曉)의 입맛 ‘sugar’는 기원전 300여년 전에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쳐들어 갔을 때 병정들이 ‘벌이 없이 만든 꿀 (honey without bees)’이라 불렀던 산스크릿어(범어)의 ‘sharkara’에서 유래된 단어다. 이태리의 말코 폴로가 국수를 중국에서 가져갔듯이 유럽인들은 설탕을 인도에서 가져간 것이다. 인간이 감지하는 다섯 가지의 기본 맛은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매운맛이다. 이 중에서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맛은 물론 단맛. 비근한 예로 ‘honeymoon’, 꿀 밀자에 달 월자를 붙여 쓴 ‘밀월(蜜月)’여행이 있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 즉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교훈이 담긴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격언도 단맛에 역점을 둔다. 1350년경부터 쓰기 시작한 ..

|컬럼| 363. 멋, 맛

옛날 서울 종로에 만나당이라는 빵집이 있었다. 팥앙금이 듬뿍 들어간 만나당의 찹쌀떡 맛이 마냥 그립다. 만나당은 맛이 좋다는 뜻의 ‘맛나다’ 외에도 ‘만나다’를 연상시킨다.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반갑게, 또는 조심스럽게 만나는 곳이라는 의미가 숨어있다. 긴 세월이 지난 요즘 한국은 빵집보다 ‘맛집’ 소식이 대단하다. 만나당 말고도 ‘맛나당’이라는 음식점 이름이 눈에 띈다. 사람보다 음식이 우선이란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emotional eating, 정서적 섭식’ 증상이 발생하는 2020년 5월 중순이다. 불안과 공포를 정성껏 삭히는 우리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집에만 있으면서 삼시 세끼를 준비하는 알뜰살뜰한 여인들이 업로드한 음식 사진들을 본다. 좋은 조명과 두드러진 색채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