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외면을 하려 해도 외면할 수 없는 빛처럼 가랑비처럼 당신은 나를 직면합니다 편안하고 아랑곳 없는 기색입니다 생각해 보면 굳이 꺼림직하다거나 할 것 없어요 누구나 마찬가지에요 어젯밤 황금햇살이 우박같이 쏟아지는 꿈 속에서 철부지 강아지로 마냥 뛰어다녔습니다 놀다가 지쳐서 아무 풀섶에게라도 코를 대고 킁킁대면 들쩍지근한 시간의 냄새가 물씬했습니다 당신이 남긴 흔적이었습니다 나는 어젯밤 꼬리를 살래살래 흔드는 조그만 강아지였습니다 © 서 량 2007.09.16 - 2021.08.04